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김기현 신임 당대표의 당직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연포탕(연대, 포용, 탕평)’을 인물 등용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지만, 핵심 당직에는 친윤이 우선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가 인선 과정에서 ‘당정일체’와 ‘연포탕’의 가치를 어떻게 조율할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 첫 행보로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참배한 후 기자들에게 “지금 최고위원들과 (새 지도부 인선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며 “오늘 당장 발표를 하지 않을 것 같고 주말은 지나고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당선 직후 같은 TK출신인 구자근 의원을 당대표 비서실장에 내정했다. 그는 첫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나머지 인선에 대해 “오늘부터 시작해 주말사이에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월요일쯤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당직은 사무총장, 지명직 최고위원, 대변 등이 있다. 당헌당규에 따라사무총장을 보좌하는 역할인 전략기획부총장 조직부총장 홍보부총장(부총장급)도 새롭게 인선 가능하다.
김 대표의 인선 기조는 ‘당정일체’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김 의원은 일찌감치 당내 최대 친윤계 모임인 ‘국민공감’의 지지를 얻으며 친윤계의 조직표를 확보했다. ‘국민공감’은 초선의원 50인 연판장 등을 주도하며 전당대회 레이스 내내 김 대표를 엄호했다. 이들의 도움을 받은 만큼 당직 인선에도 ‘국민공감’ 의원들이 포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 김석기 사무총장, 신임 최고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가장 많은 이목이 쏠리는 당직은 당 사무총장이다. 당 사무총장은 당의 전략, 조직, 홍보, 인사, 재정을 총괄하는 실세로 불린다. 사무총장은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부위원장을 맡아 공천 실무를 총괄한다.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당 사무총장의 당내 입지는 막강할 수밖에 없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장제원 사무총장설’을 부인하며 “저는 차기 당 지도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를 견지한 행보였다. 앞서 비윤계는 ‘김장연대’로 급부상한 김 대표가 장 의원을 사무총장 자리에 앉히고, 대통령실이 총선 공천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의 부재 속, 재선의 이철규 의원이 가장 유력한 사무총장 후보로 꼽힌다. 이 의원은 ‘국민공감’의 총괄 간사를 맡고 있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이 의원은 당의 좋은 자산”이라며 “사무총장은 최소한 재선 이상이어야 하는데, 사무총장 자리가 워낙 민감한 자리라 누구를 인선해도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사무총장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의식한 김 대표가 현 사무총장인 김석기 의원을 연임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이 의원 외에 적임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당직을 맡아 전면에 나서기보다, 물밑에서 김 대표의 당권 행보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부총장급인 전략기획부총장과 사무부총장으로는 초선의 박성민, 배현진 의원이 언급된다. 울산 중구가 지역구인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배 의원의 경우 당 대변인 후보에도 거론됐지만, 배 의원이 직전 최고위원이었던 만큼 부총장급에 인선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김 의원 측 설명이다. 배 의원은 ‘국민공감’ 간사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김기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에 김기현 의원이 선출됐다. 김 의원은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당정일체를 강조해 왔으며 당원들은 지난해 이준석 전 당 대표 사태를 마무리하고 내년 총선에서 다수당 탈환을 위한 선택을 한것으로 보인다. 임세준 기자 |
정책위의장에는 현재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송언석 의원이 언급된다. 여당의 정책위의장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핵심 정책을 정부와 함께 조율해야 하는 만큼, 실무를 담당했던 의원을 등용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다. 다만 정책위의장은 당헌당규 상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치게 되어있어, 4월 중순 새 원내대표 선출 이후로 인선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당 대변인으로는 이용·장동혁·최형두·박수영 의원과 김기현 캠프 공보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윤희석 전 서울 강동갑 당협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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