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매도한 대금 역시 전자지갑 인출로 표현
김 의원, 은행 ATM 인출 금액만 해명
위믹스 매매 시점과 규모 밝혀야 '고액 현금 인출' 의혹 정리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코인 투자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한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김 의원의 공식적인 해명에도 자금 출처, 위믹스 매매 시점과 규모 등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이어지면서다. 이번에는 지난해 초 ‘현금인출 규모’에 대한 의혹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10일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김 의원의 코인 거래를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한 시점은 지난해 2~3월 사이로 좁혀진다. 김 의원이 논란이 된 위믹스(위메이드 코인)를 업비트 전자지갑에 80여 만개 보유한 시점도 지난해 2월로 알려졌다.
당시 FIU는 김 의원의 거래를 ‘이상 거래’로 판단해 검찰에 자료를 넘겼다. FIU가 금융기관의 보고를 받고 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법 집행기관에 수사의뢰를 한 것이다.
이에 FIU가 업비트로부터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가 관건이다. FIU가 범죄 가능성이 있는 ‘이상 거래’로 판단할 근거를 제공해준 보고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는 당시 업비트가 FIU에 의심거래보고(STR)를 했다는 관측이 많았다.
금융기관들은 STR에 따라 자금세탁행위 등 불법 금융 거래가 의심되는 경우를 FIU에 즉각 보고해야 한다. 이에 업비트가 김 의원의 전자지갑에서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위믹스 80만개(최대 60억원)'가 오고 간 거래를 '비정상적'이라고 의심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당시 김 의원이 보유한 위믹스는 2022년 1월~2월 대량 유입돼, 같은 해 2월 말~3월 초 전량 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업비트에서 김 의원의 위믹스 거래 흐름에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FIU에 보고를 했다는 추정이다.
이날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업비트가 FIU에 보고한 내용이 STR보다는 고액현금거래보고(CTR)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 의원이 업비트 계정에서 위믹스를 1000만원 이상 수차례 인출했다는 의혹이랑 연결되는 지점이다.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출신인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본지에 “가상자산 거래소에 확인해보니 1000만원 이상 인출이 되면 자금세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봐서 FIU에 보고한다”며 “그럼 (김 의원이) 1000만원 이상을 인출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런 것이 반복적인 패턴이 있으니 (FIU에서) 이상 거래로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김 의원은 FIU가 ‘이상 거래’로 판단할 당시 현금 인출은 총 440만원이라고 해명한 상태다.
앞서 김 의원은 입장자료를 통해 "2022년 2월 중순경 이체한 가상화폐는 인출해 현금화한 것이 아니고 제 명의의 다른 실명 지갑으로 이동한 것일 뿐"이라며 "ATM 출금 내역을 확인한 결과 대통령 선거일 전후로 해서 2022년 1월부터 3월말까지 3개월 동안 전체 계좌에서 인출한 현금은 총 440만원 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김 의원이 언급한 440만원의 경우 은행 계좌에 있는 현금을 인출했다는 의미일 뿐이고, FIU가 이상거래로 판단한 자금의 경우 업비트 계정에서 위믹스를 매도해 현금화한 자금을 지칭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비트 계정과 같은 전자지갑에서의 인출은 은행 창구나 ATM에서 현금을 빼내는 개념과 다르다. 위믹스를 매도했지만 전자지갑에 매도 대금이 원화 등으로 남아 있는 상태도 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현재까지 김 의원은 위믹스 매매 시점과 규모 등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FIU 출신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한 것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알 수 없고 거래소 계정의 거래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해 FIU에 보고를 한 것”이라며 “보통 STR을 언급하지만 1000만원 이상이면 자동으로 보고가 되는 CTR이 FIU에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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