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에 출고 적체는 여전
아반떼 HEV 12개월·스포티지 HEV 6개월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자동차 업계를 강타했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면서 최장 30개월까지 걸렸던 출고 대기기간이 1~2개월로 대폭 줄었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12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등 높은 인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일 현대차·기아가 영업 일선에 공유한 8월 납기 일정에 따르면 현재 다수의 차량은 1~2개월 내 출고가 가능하다.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며 차량 공급이 원활해졌고, 고금리로 차량 구매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18개월 이상의 대기가 발생했던 아이오닉6는 이달 1개월로 대기기간이 대폭 줄었다. 12개월이 걸렸던 아이오닉5도 1.5개월이면 받아볼 수 있다. 제네시스 G70, G80, G90도 1개월이면 출고가 가능하다.
9개월이 걸렸던 투싼 가솔린·디젤 모델은 1.5개월로 대기기간이 당겨졌다. 11개월의 대기가 발생했던 그랜저 2.5 가솔린은 이달 3개월로, 아반떼 1.6가솔린은 9개월에서 3개월로 줄었다.
기아도 출고 적체가 대부분 해소됐다. 일부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외하고는 짧게는 3~4주, 길게는 몇 개월이면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작년 말 9개월 대기가 발생하던 K5 1.6T 가솔린은 4~5주만 기다리면 된다. 12개월이 걸리던 전기차 EV6는 4~5주로, 11개월이 걸리던 스포티지 가솔린 모델은 5개월로 납기가 대폭 단축됐다.
6개월이 걸리던 카니발 가솔린도 4~6주로 줄었다. 3개월이 걸리던 레이도 3~4주만 기다리면 된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여전히 1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대표적이다. 이달 주문하면 12개월이 걸린다. 지난해 말 20개월에서 상당히 줄었지만, 현대차 차량 중 가장 대기가 길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말 7개월에서 이달 11개월로 오히려 대기기간이 늘어났다. 투싼 하이브리드도 7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말 14개월에서 이달 6개월로 대기기간이 줄었으나 기아의 전 차종 중 가장 오래 기다려야 한다. K5, 니로 하이브리드도 2.5개월이 걸린다. K5 가솔린 모델 및 니로 전기차 모델이 4~5주면 출고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하이브리드에 대한 선호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적이고 유지비가 적게 드는 데다 전기차처럼 충전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서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14조원이 넘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하이브리드 기여도가 상당했다. 2021년 17만4004대 수준이었던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34만6765대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미국에서도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친환경차가 현대차·기아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10.7%, 13.6% 성장한 7만2857대(제네시스 포함), 7만93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싼타페 하이브리드(117.3%↑),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4187%↑) 등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