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주주’와 차이 좁혀져…공정위 승인은 넘어야 할 산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는 롯데렌탈이 SK가 보유한 쏘카 지분을 전량 매입해 회사 2대 주주에 올라선다. 쏘카 1대 주주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34.47%)와 지분율 격차를 1.5%포인트 수준까지 좁히면서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렌탈은 지난달 31일 SK가 보유한 쏘카 지분 17.9%(총 587만2450주)를 전량 매입한다고 밝혔다. 향후 두 번에 걸쳐 지분을 매입한다. 1차 매입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연내에, 2차는 내년 9월에 이뤄진다. 총매입 금액은 2차 매입 시점 지분 가치에 따라 달라지며 최대 1462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렌탈은 이번 투자의 목적과 관련해 “양사 간 정성·정량적인 시너지 창출”이라고 설명했다. 쏘카의 기업 가치와 회사의 모빌리티 사업 방향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롯데렌탈은 쏘카 회원 1300만명을 장기렌터카 잠재 고객으로 연결하고, 쏘카가 보유한 모두의 주차장과 공유 전기자전거 서비스 ‘일레클’ 등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를 제휴하겠다는 구상이다. 쏘카가 보유한 기술력을 자사 단기렌터카 사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 이번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롯데렌탈 산하에 차량공유 플랫폼인 그린카가 있지만, 그린카와 쏘카의 협업보다 롯데렌탈과 쏘카의 협업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이사는 “모빌리티 자산 관리의 전문가 그룹인 롯데렌탈과 최고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쏘카가 함께하는 것이 국내 모빌리티 산업 발전의 도약에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 쏘카 지분 매입을 통해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웅 전 쏘카 대표. [연합] |
렌탈업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현재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소풍)’과 ‘에스오큐알아이(SOQRI·소쿠리)’, 경영진과 특수관계자 지분을 통해 총 34.4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그 외 나머지 지분은 여러 사모펀드가 확보하고 있다.
렌탈업계는 롯데렌탈이 보유한 자금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롯데렌탈의 지분 인수에 따라 쏘카 1대 주주인 이 전 대표 측과 롯데렌탈 간 지분 차는 1.5%포인트로 줄어든다.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도 관측된다.
롯데렌탈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 7월 말 기준 약 4910억원이다. 소비재·의료장비 렌탈 등 비주력 사업 정리로 추가적인 현금 확보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장충 최고 2만9600원이던 쏘카의 주가는 지난달 31일을 기준 1만6110원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지분 인수 ‘승인 불허’ 가능성은 변수다. 롯데렌탈이 현재 차량 공유 서비스 ‘그린카’를 운영하고 있어, 쏘카와 그린카를 합하면 국내 차량 공유 시장 점유율이 80~90% 수준까지 늘어나 독과점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차량 공유 서비스는 큰 틀에서 단기 렌터카 사업으로 볼 수 있어 지분 인수로 지배적 사업자가 나온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지분 인수 이후에도 그린카와 쏘카는 별도 서비스로 운영할 계획이며 추가 지분 계획에 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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