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석 달 만에 판매량 급감…이례적 임직원 할인
기아 ‘EV9’. [기아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기아가 브랜드 첫 대형 전기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V9’ 판매 늘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출시 석 달 만에 판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신차 구매 후 중고차 가격까지 보장하는 프로그램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되살리겠다는 전략이다.
4일 기아는 차량 구매부터 충전, 중고차 가격보장까지 책임지는 ‘EV9 토털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EV9 토털 솔루션’은 차량 전 생애주기에 걸쳐 저금리 장기 할부, 충전비 지원, 중고차 가격보장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EV9 ‘에어’와 ‘어스’트림 가운데 일부 재고를 구매하는 개인 고객 대상으로 맞춤형 저금리 할부상품을 운영한다.
최대 84개월까지 저금리를 제공하는 ‘EV9 전용 저금리 장기 할부(M할부 일반형)’는 보조금을 포함해 선수금을 10% 이상 납부하면 36~84개월 할부기간에 대해 최저 0.9~4.9% 수준의 저금리 할부가 가능하다. 84개월 할부를 선택하면 EV9 ‘에어’ 후륜구동모델 기준 월 93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1년마다 차량 가격의 10%만 내는 ‘EV9 가치보장형 할부(M할부 유예형)’를 이용하면 차량 가격의 최대 60% 금액을 만기 시점까지 유예할 수 있다.
또 차량 보유 지원 프로그램으로 충전 솔루션 혜택을 지원한다. EV9을 신규 구매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 고객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EV9 신차 구매포인트(최대 40만포인트)와 EV9 케어포인트(45만포인트)에 약 1년치 충전비에 해당하는 기아멤버스 100만포인트를 추가로 지급받는다.
마지막으로 전용 할부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을 구매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3년 이하 기준으로 신차 구매가의 60%까지 보장하는 ‘전기차 중고차 가격보장’ 혜택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EV9 가치보장형 할부(M할부 유예형)를 통해 EV9을 구매한 고객은 할부 만기 전후 6개월 이내로 기아 전용 할부를 통해 기아 전기차 모델 재구매 시 200만원의 대차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기아가 EV9 관련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부진한 차량 판매량 때문이다. EV9은 출시 첫달인 지난 6월 1334대, 7월 1251대가 팔리며 2개월 연속 월 판매 1000대를 넘어서는 데에 성공했지만 8월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8대가 팔리는 데에 그쳤다.
최대 9000만원 후반대에 이르는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V9의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에어 2WD 7337만원 ▷에어 4WD(사륜구동) 7685만원 ▷어스 2WD 7816만원 ▷어스 4WD 8169만원이다. 고성능 버전인 GT-라인의 기본 가격은 8826만원이다. 상위 트림에 일부 옵션을 더하면 차량 가격은 9000만원을 훌쩍 웃돈다.
기아는 지난 5~6월 생산된 ‘에어’ ‘어스’ 트림 모델에 한해 임직원과 서비스 브랜드 오토큐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30% 규모의 할인 판매를 단행했다. 최대 할인율을 적용하면 5000만원대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기아는 내부적으로 출시 6개월이 지난 모델에 한해서만 임직원 할인을 적용했다. 아울러 임직원은 신차 구매 혜택을 받은 지 2년이 지나야만 다른 신차를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기아는 이례적으로 위 두 조건에 제한을 두지 않고 대대적인 할인에 나섰다.
일부 전기차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임직원 할인물량이 향후 중고차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시세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기아가 중고차 보장 프로그램을 출시한 것 역시 소비자들의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기아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EV9 신규 구매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국내 전기차 보급을 활성화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기차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전용 구매상품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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