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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com]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역시 꿀꿀할 때는 폰 케이스 하나만 바꿔도 기분 전환이 돼요. 매일 보던 케이스를 바꾸니 마치 휴대폰을 새로 산 것 같아요”
휴대폰 꾸미기, 이른바 ‘폰꾸’의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의 하나가 되면서다.
문제는 휴대폰 케이스를 자주 교체할수록 버려지는 케이스 쓰레기도 많아진다는 점이다. 휴대폰 케이스들은 소재가 불분명하거나 복합 재질로 돼 있어 분리 배출하기 어렵다.
이에 환경단체들 사이에서는 휴대폰 케이스 교체를 자제하고 재활용하기 쉬운 소재를 사용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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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
반짝이는 액체가 들어있거나 캐릭터를 넣는 등 케이스의 디자인이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다. 재질도 말랑말랑한 실리콘이나 가죽, 큐빅, 범퍼 등으로 다양해졌다. 케이스뿐 아니라 휴대폰을 세워둘 수 있는 그립톡, 손목에 걸 수 있는 스트랩 등 액세서리 사용도 늘었다.
쇼핑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올해 7월 한달 간 휴대폰 케이스 거래액이 지난해 7월 대비 95% 늘었다. 그 중에서도 캐릭터가 그려진 케이스의 거래액은 446% 급등했다. 케이스 외에도 휴대폰에 달 수 있는 열쇠고리의 거래액은 100%, 손목에 걸 수 있는 스트랩의 거래액은 17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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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트랙스] |
이 휴대폰 케이스들은 어떤 소재로 만들어진 걸까. 환경단체 서울환경연합에서 사용하지 않고 보관 중인 휴대폰 케이스를 수거해 재질 및 분리 여부를 조사했다. 지난 9월 1~10일 500개의 개인 또는 단체에서 보낸 휴대폰 케이스는 총 6429개, 무게로는 217.90㎏에 달했다.
서울환경연합은 휴대폰 케이스의 재질을 크게 플라스틱과 복합재질로 나눴다. 플라스틱 케이스가 9만5960g, 복합 소재는 9만8554g으로 비슷한 비중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은 명도와 경도를 기준으로 ▷투명 말랑(폴리우레탄·39,66㎏) ▷투명 단단(폴리카보네이트 복합·16.210㎏), 불투명 단단(폴리카보네이트·18.320㎏), 불투명 말랑(실리콘·21.570㎏) 4가지로 구분했다.
복합 재질의 경우 ▷가죽(27.660㎏) ▷액체 반짝이(2.3㎏) ▷천(8.92㎏) ▷생분해(0.224㎏) ▷그립톡·스트랩 등 악세사리(15.380㎏) ▷범퍼, 거울 등 이중 이상 재질(41.07㎏) ▷스티커·큐빅 등을 부착한 기타 (3㎏) 등 7가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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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 |
서울환경연합은 이렇게 모인 휴대폰 케이스 재활용할 수 있는 케이스를 골라냈다. 분리 및 세척, 분쇄 후 다시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케이스들를 분류하는 작업이다. 접착제나 화학물질, 금속 등이 사용됐거나 그립톡, 스티커 등이 부착된 케이스, 2개 이상 재질이 섞인 케이스는 모두 폐기해야 했다.
육안으로 봤을 때 재활용할 만한 케이스들은 총 191.541㎏. 그러나 막상 폴리우레탄과 폴리카보네이트 위주로 골라내니 재활용할 수 있는 케이스는 54.22㎏(28%)에 불과했다.
서울환경연합은 휴대폰 케이스 제작 업체들에 “육안으로 플라스틱 재질을 파악하기 불가능하니 표기해야 한다”며 “제작 시 복합 재질보다는 재활용이 되는 재질을 사용하고, 다 사용한 케이스를 수거해 재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들을 향해서도 “패션의 일종으로 케이스를 구매하는 것을 멈춰 달라”며 “케이스를 구매해야 한다면 가능한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새활용(업사이클)된 업사이클 케이스를 우선 이용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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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사중학교 휴대폰 케이스를 수거하는 모습 [도덕 교사 김지혜 씨 제공] |
휴대폰 케이스의 소재를 파악하고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 많은 시민들이 공감했다. 지난 8월 14~31일 진행한 설문 조사에 2120명, 수거에는 총 500개의 개인 및 단체에서 참여했다.
서울 성사중학교 학생들도 서랍 속에 보관하고 있던 휴대폰 케이스들을 보냈다. 서울 성사중학교 도덕 교사 김지혜 씨는 “환경 단원 수업 중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이었다”이라며 “방치돼 있던 휴대폰 케이스로 재활용을 할 수 있다는 소식에 아이들이 적극 참여했고 뿌듯해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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