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브랜드 세단 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BMW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독일 완성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달 실적 집계에서 BMW를 136대 차로 제치고 4개월 연속 1위 자리에 등극했다. 올해 누적 판매량 선두 자리를 지켜온 BMW와의 격차도 1390대까지 좁히면서 올해 최종 판매량 순위에 대한 관심도 집중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11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가 2만4740대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브랜드별로 1위는 메르세데스-벤츠(7168대), 2위는 BMW(7032대)였다. 또 볼보(1640대)와 아우디(1392대), 렉서스(1183대)가 뒤를 이었다.

월별 판매량 순위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8월 이후 4개월 연속 BMW를 앞서며 1위를 달리고 있다. 단, 올해 연간 누적으로는 6만9546대를 판매한 BMW가 6만8156대를 판매한 메르세데스-벤츠에 앞선 모습이다.

현재로서는 1000대가 넘는 격차를 단 1개월 만에 줄이기 힘들어 보이지만, 대한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들어갈 경우 추이는 장담하기 힘들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스는 5월 말 단행한 1000억원 규모의 ‘원화사채’를 발행하면서, 국내에서 차량 판매에 투입할 금융비용을 확보해둔 상태다. 올해는 지난해 7월 원화사채 700억원 발행보다 당시보다 규모를 대폭 늘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BMW가 앞서나가다가, 이후 메르세데스-벤츠가 물량 수급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하반기 들어서 판매량 지표에서 역정하는 경향을 보이곤 했다”라고 설명했다.

변수는 신형 모델의 출시 여부다. BMW는 최근 ‘풀체인지’한 BMW 520 모델을 국내에 새롭게 선보였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민모델 ‘E클래스’의 신형 차량은 내년 상반기가 돼야만 출시가 가능하다.

두 차량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량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모델이다. 두 모델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강남 쏘나타(고가 수입차 라인업에서 가장 잘 팔리는 모델이란 의미)’로 불리며 연간 수입차 판매량 1~2위를 기록하는 모델이다. 지난해 연간 집계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2만8318대, BMW 5시리즈는 2만1166대로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11월 판매량에서는 이른바 ‘E클래스’로 불리는 메르세데스-벤츠 E250는 2150대, 5시리즈 BMW 520는 1108대로 메르세데스-벤츠가 소폭 앞섰다.

두 브랜드 간 연말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차종이 속한 국내 프리미엄 E세그먼트(중형) 세단 시장은 연간 15만대 규모에 달한다.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다. 우리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한다는 것 자체로도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