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하태경 이틀째 “김기현 자진 사퇴해야”
당 주류선 “도 넘은 내부총질…비대위는 혼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주말 새 책임론에 직면했다. 당 혁신위 조기 종료에 이어 내년 총선 서울에서 ‘단 6석’ 밖에 얻지 못할 것이란 총선 참패 전망이 나오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도 침묵 일변도였던 당 분위기가 출렁였다. 수도권 출마자뿐 아니라 영남권에서도 김 대표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분출되면서 대표직 사퇴 요구로 번지는 모습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11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불만이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있다”며 “(김 대표의 거취는) 오늘과 내일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불만을) 당 내 반대 세력들이 자기를 흔드는 것이라 판단해선 안 된다”며 “지금은 그 수위를 이미 넘었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권 고위 관계자도 “늦어도 월말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러다 지지층마저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표를 향한 거취 결단 요구는 지난 주말 사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왔다. 인적 쇄신에 실패한 인요한 혁신위의 퇴장과 맞물려 ‘서울 6석’을 전망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 보도되면서다.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3선의 하태경 의원은 이날까지 이틀 연속 김 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태의 제일 책임은 김 대표에게 있다”며 “5560 약속(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을 지키는 길은 자진사퇴하는 길뿐”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5선 서병수 의원은 전날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며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김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던가”라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당초 ‘당대표 거취는 선거 전략’이라는 명분하에 혁신위의 결단 요구에 침묵해 왔다. 총선 직전 거취 표명을 한 과거 당대표들의 선례를 따라 2~3월쯤 입장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김 대표는 이번주 중 공천관리위원장을 임명하고 공관위를 띄울 계획이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략적으로 당이 변화해야 되고, 혁신해야 되는 건 맞다”면서도 “전술적으로 지금이 그 타이밍이냐에 대해선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대표가 오히려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 주류에서는 김 대표에 대한 비판을 ‘지도부 흔들기’로 보는 시각이 짙기 때문이다. 대구 초선 김승수 의원은 의원 단체채팅방에서 “도를 넘는 내부 총질”이라며 “지도부를 믿고 굳건하게 단합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도 “비상대책위원회는 절박함, 긴장의 어감을 갖고 있다”며 “여의도 사투리로 쓰면 공백, 진공, 혼란 이런 얘기로 흘러간다”고 했다.
친윤 일색인 당에 ‘대안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떠밀리듯 거취 표명을 하는 건 대표 개인으로선 최악의 수(數)”라며 “당도 현재로선 추가적인 혼란을 극복할 만한 자생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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