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만난 이낙연 “세력화 필요”
3총리 연대설에 정세균 “그런 것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권력 지형도’가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1순위인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로 흔들리는 사이 민주당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각각 ‘정치 행보’에 나서면서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3인방(이낙연·정세균·김부겸)이 이 대표 체제에 문제를 제기하며 당내 세력화에 군불을 떼는 분위기다. 다만 이들이 연대해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기보다는 내년 총선의 공천 과정에서 각자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지작업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이낙연 전 총리와의 회동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는 상황과 대비된다. 최근 전 총리 3인방은 선거제 개편에 대한 당 지도부의 방향 설정에 한 목소리로 비판을 가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에서 '청년, 정치리더와 현대사회의 미래 바라보기'를 주제로 특강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 |
현재 전 총리 3인방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이 대표 체제에 반발하는 사람은 이 전 총리다. 이미 이 대표와 이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손을 잡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 전 총리는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의 민주당 주류 세력에 대항해 별도의 세력을 모으는 중이다. 연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이 전 총리는 전날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을 만났다. 이 의원은 민주당에서 이 대표 체제를 앞장서 비판했던 대표적인 비명 중진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의원을 만난 후 MBN 생방송 인터뷰에서 “이 의원을 만나 ‘지혜를 많이 보태달라’고 부탁했고 이 의원이 그러겠노라고 답을 줬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서울 종로구에 있는 이 전 대표 사무실을 찾아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께서 뜻을 같이하는 훌륭한 분들을 모아 세력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주 국회부의장의 출판기념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
이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 체제에 강한 불신을 드러낸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가 이 전 총리의 세력화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 특히 민주당 ‘적통 세력’을 자임하는 정 전 총리가 민주당 탈당 후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이 전 총리와 손을 잡는데 정치적 부담이 크다.
정 전 총리는 1996년 총선 전 DJ가 영입한 인사로, 정 전 총리를 따르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을 이끌고 있는 3선의 이원욱 의원이 대표적인 정세균계로 꼽힌다.
정 전 총리는 전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주 국회부의장 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 총리 3인방의 연대설에 대해 “그런 것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조만간 만날 것이냐는 질의에는 “나는 민주당 주요한 분들, 심지어 민주당이 아닌 분들하고도 나라 걱정을 하기 위해서는 보자고 하면, 아니면 내가 요청해서 항상 만난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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