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목소리 듣고 당 향후 조치 모색하는 자리”
본격 총선 레이스…부울경 표심 다지기 포석 분석
최근 여론조사서 정부·여당 지지 지표 하락 나타나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 방문한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실망감이 커진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민심을 확인하고 내년 총선 표심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13일 오전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오후에는 수영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현장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대표실 관계자는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분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당이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거듭 전세사기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면서 정부·여당을 향해 피해자 보증금을 우선 보장하는 ‘선보상 후구상’ 방안이 담긴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전세사기특별법 시행일이 6개월 지났는데 국토부와 집권여당은 약속을 어기고 피해자들의 눈물을 외면하고 있다”며 “상임위에서도 말만 하고 있을 뿐이고 보증금 선반환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개된 일정을 넘어,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시점에 내년 총선에서의 부울경 지역 표심을 미리 다지고자 하는 포석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부산 민심이 굉장히 들끓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흔들리는 타이밍에 이 대표가 부산에 들러 총선 초반 분위기부터 가져온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부울경 지역의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않은 조짐을 보이는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37%로, 직전 조사에서 집계된 42%와 비교해 5.0%p 하락했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이 대표의 부산행은 윤석열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과 함께 다녀간 후 일주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에만 각을 세우기보다 전세사기 문제를 비롯한 부울경 지역 현안에 대해 민주당의 추진·해결 의지를 직접 보여주는 쪽에 현장 방문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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