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각되는 文정부 전직 총리 통합행보 연장선
24일 정세균-김부겸 회동서 가장 강조된 게 ‘통합’
“친명·비명 모두 책임…당 분열은 절대로 안된다”
신당에 공감 안해…‘3총리’ 회동 가능성 낮은 상황
이낙연(앞줄 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4일 저녁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거룩한 기다림’의 밤 행사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예고한 시간이 임박한 가운데, 이 전 대표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던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24일 김 전 총리와의 회동에서 ‘당 분열은 절대로 안 된다’고 뜻을 모은 정 전 총리는 26일 이 전 대표를 만나고 다시 이틀 후인 오는 28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회동한다.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의 잇단 행보에 이 전 대표를 포함한 ‘문재인 정부 3총리’ 만남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두 전직 총리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공감하지 않아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가졌다. 다른 배석자 없이 두 사람이 따로 만나 당내 현안 문제를 놓고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의 이날 행보는 김 전 총리와 함께 최근 부각되는 ‘민주당 통합 행보’의 연장선이다. 앞서 김 전 총리가 지난 20일 이 대표를 만난 뒤 이튿날인 21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방문했고, 24일 정 전 총리와 조찬 회동을 가졌다. 정 전 총리는 김 전 총리와 회동 후 이틀 만인 이날 이 전 대표를 만나고 다시 이틀 뒤 이 대표를 만나는 일정을 소화한다. 당 혁신을 주장하면서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는 이 전 대표와 이 대표 사이 갈등이 점점 깊어지자 한동안 현실 정치와 거리를 뒀던 두 전직 총리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 만남에서 가장 강조된 것은 ‘통합’이었다. 두 전직 총리 회동에 배석했던 한 정치권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두 분의 확고한 신념은 당이 분열되면 안 된다는 것이고 이건 절대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두 분은 당 분열을 막기 위한 행보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당시 회동에서 기본적으로 이 대표와 친명계(친이재명계), 이 전 대표 모두 현재의 갈등 상황에 책임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한다. 친명 체제가 강화되면서 다른 의견들이 묵살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었다는 게 두 사람의 인식이다. 또한 ‘비명계 탈락’ 관련 공천 잡음 논란도 지적하면서 ‘친명이든 비명이든 공천은 공정하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한다. 아울러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추진에도 공감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확히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전 대표를 만나는 정 전 총리도 이러한 내용을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전직 총리 회동에선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론적인 내용에 그쳤고,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가 이 전 대표의 ‘방향성’에 공감하지 않고 있어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른바 ‘문재인 정부 3총리’ 회동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실제 신당을 창당하고, 민주당 내 공천에서 이른바 ‘공천 학살’이 현실화 될 경우 두 전직 총리 행보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야권의 한 인사는 “두 전직 총리는 당내 갈등을 보고 있을 수 만은 없어서 본인들 의사와 무관하게 무대 전면으로 나온 상황”이라며 “당이 쪼개지는 걸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지만 상황이 달라지면 각자의 입장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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