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구 전략공천·공동 선대위원장 가능성 언급
‘레임덕’·‘밉상’ 등 尹 향한 날선 비판은 여전히 ‘걸림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여의도 당사에서 비대위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유승민 카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득일까 독일까.
유승민 전 의원의 역할론을 둘러싼 여당 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유 전 의원이 수도권에 등판할 경우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레임덕’, ‘밉상’ 등 노골적 표현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하는 유 전 의원을 끌어안기는 무리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다만 ‘중도층’ 표심이 수도권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유 전 의원의 역할론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여권에서는 유 전 의원을 수도권에 전진 배치 시킬지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에 잔류하겠다고 한 뒤 쓰임새를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 지역구를 논의한 적은 없다”며 “달랑 지역구 하나만 주고 데려올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한때 ‘대권 주자’였던 유 전 의원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주는 방안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지도부는 유 전 의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2012년 총선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비대위’를 벤치마킹 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근혜 비대위는 정부와 거리두기에 성공한 비대위로 평가받는다.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새로운 인물을 끌어들였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당명과 로고를 바꿨고 중도확장을 위해 이명박 정부 기조와 상반된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만들었다.
지도부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는 김 전 비대위원장이 있었다. 그런 사람을 등용해야 비대위가 성공하는 것”이라며 “비대위 체제가 가지는 특권은 새로운 화법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김경율 비대위원처럼 정부에 반(反)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데려오지 않았냐”고 했다. 그는 “총선에서 유 전 의원을 활용할 명분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연합] |
유 전 의원의 구체적 활용법으로는 ▷종로, 강남3구 등 서울 지역구 전략공천 ▷공동 선대위원장 등이 언급된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인천 계양을), 안철수 의원(경기 분당갑) 등 거물급 인사가 수도권에 출마하는 상황에서 서울 지역에 유 전 의원을 배치해 수도권 탈환의 상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강남을 지역구의 경우 대통령실 출신 인사와 장관 출신 인사가 동시에 출마해 ‘윤심 공천’ 비판을 받지 않았냐. 이런 지역구는 오히려 새로운 인사로 전략 공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종로도 아직 정치1번지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유 전 의원의 발언 수위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김건희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김경율 비대위원도 윤-한 갈등 이후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상황에서 유 전 의원의 비판이 다소 노골적이라는 지적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저렇게 국민 밉상이 됐는데 어떻게 같이 가냐”며 “(국민의힘이) 대통령과 완전히 차별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당정 ‘거리두기’ 방식으로 “당장 지금 중도층이 그렇게 싫어하는 김건희 특검법과 명품백 문제를 깨끗하게 해소(해야 한다)”며 “청년 일자리, 비정규직 문제, 양극화, 어려운 분들에 대해서 그동안 보수 정당이 총선 때 내놓지 못했던 복지 공약, 노동 공약 이런 거를 굉장히 과감하게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과 대통령 주변의 여러 가지 문제점, 국민들의 상식과 눈높이로 봐서 진짜 말도 안 되는 그런 문제점에 대해서 우리 서울·인천·경기 후보들이 선거 현장에서 윤비어천가를 부르면서 선거를 한다, 그거는 그냥 죽자는 소리”라며 “공천만 끝나도 분위기가 바뀐다”고 했다. 공천이 끝나고 본격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면 ‘김건희 리스크’ 해소 분위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영남권 유권자들은 아직까지 유 전 의원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며 “수도권 표심을 위해 유 전 의원을 데려오는 것이 되려 당내 갈등을 촉발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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