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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문’ 좌장 홍영표, 민주당 떠난다…“이낙연은 중요한 연대 대상” [이런정치]
설훈과 ‘민주연대’ 구성, 이낙연과 연합 전망
“하위10% 승복했지만 민주당이 밀어냈다”
“윤석열·이재명 지키는 방탄정당 넘어서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친문(친문재인)계 좌장 홍영표 의원이 6일 더불어민주당을 떠난다. 홍 의원은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과 함께 ‘민주연대’를 꾸리고 이낙연 대표 주축의 새로운미래와 연합 전선 구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홍 의원은 이날 민주당 탈당을 공식화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현역의원평가 하위 10%에 들었다는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통보를 받은 홍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 경선에서 배제됐다. 컷오프 직후 입장문을 내고 탈당을 암시했던 홍 의원은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눈 뒤 당을 떠나겠다는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18대부터 21대 국회까지 내리 4선을 지낸 인천 부평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이후로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그래서 정말 고심에 고심을 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을 떠나게 된 이유에 대해 “민주정당의 기본 가치와 원칙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은 원래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그런 정당”이라며 “그 역사와 전통을 많은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는데, 최근 한 2년 동안 이런 것들이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민주당의 모습을 ‘당내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정당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며 “그것의 결정판이 이번 공천 과정”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현역 하위 평가자 10% 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선 “납득이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저는 민주당 내에서 정말 원내대표도 했었고 당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티끌 만한 도덕적인 문제라든지 비리나 부정부패 이런 것에 관여되지도 않았고. 또 당의 어떤 공천에서의 도덕성이라든지 또 적합성이라든지 저는 모든 면에서 제가 하위 10%라면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현역의원 하위 평가자가 받는 페널티를 감수하고 경선을 치르겠다고 했음에도 자신을 경선에서 배제한 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부당하고 억울하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경선을 하겠다고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의 결정에 승복해서 경선을 하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끝내 (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를 당에서 밀어내는구나’하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가 없었고, 그래서 오늘 이런 결단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2월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임 전 실장은 당 지도부에 서울 중·성동갑에 자신을 컷오프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 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친문 핵심 인사들인 홍영표 의원, 임종석 전 실장, 윤영찬 의원. [연합]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와 연합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당연히 중요한 연대의 대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새로운미래에서도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런 성과들을 같이 공유하면서 나가야 한다”고 했다.

향후 행보에 대해선 “저는 민주당에서 쫓겨난 상황인데, 검찰을 앞세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야 될 것인지 더 생각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한편으로는 윤석열 대통령, 한편으로는 이재명 대표를 지키는 그런 방탄 정당을 넘어서야 한다”며 “국민들의 고통을 우리가 껴안고 또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대화하고 타협하고,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정치의 토대를 이번에 총선 과정에서 만들 수 있도록 도전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당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친문계 핵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됐다. 앞서 임 전 실장에 대한 공천이 민주당 계파갈등의 최대 뇌관으로 지목되면서, 임 전 실장은 비명계가 주장하는 친명(친이재명)계 공천 탄압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당권 재탈환을 노리는 당내 친문계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됐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윤영찬 의원의 민주당 이탈도 끝까지 만류하기도 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지금은 의원들이 공천을 쥐고 있는 이 대표에게 아무 소리도 못하고 있지만, 총선에서 패배하면 이 대표 책임론이 일파만파 번질 것”이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그런 기류가 전면에 드러나게 돼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홍 의원과 임 전 실장은 함께 할 때는 함께하면서도, 모두 각자의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는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며 친명이 아니면 나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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