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원 확보 전, 새로운미래 오영환·설훈 이삭 줍기
여야 위성정당 의원 꿔주기, 與 8명·野 최대 10명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입당 환영식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오영환 의원에게 조종묵 재난안전특별위원장이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주택담보대출 없이도 서울 내 상위 20%(5분위)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거액을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과 제3지대 신당이 손쉽게 확보하고 있다. 양당이 ‘셀프 제명’ 방식으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에 현역의원을 꿔주고, 제3지대 신당은 양당에서 탈당한 현역의원을 입당시키는 이른바 ‘이삭 줍기’로 선거보조금 받을 수 있는 현역의원 수를 채우면서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 새로운미래는 오는 22일 지급되는 선거보조금을 최소 25억1000만원씩 확보할 전망이다. 국회법에는 ‘의석수 5석 이상 20석 미만의 정당에 각각 선거보조금(22대 총선의 경우 501억9700만 원)의 5%를 배분한다’고 규정돼 있다. 세 정당이 확보하게 될 선거보조금은 국민 세금으로 지난 3일 기준 KB부동산 월간주택가동향의 서울 아파트 상위 20% 평균 매매가인 24억 6381만원을 웃돈다.
우선 개혁신당과 결별하며 선거보조금 확보에 차질이 생긴 새로운미래는 지난 17일 민주당을 탈당한 오영환·설훈 의원을 입당시켰다. 두 의원의 합류로 새로운미래는 오는 22일 지급되는 선거보조금 수령 기준인 ‘현역 의원 5명’(김종민·홍영표·박영순 의원 포함)을 충족한 상태다.
같은 날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김의겸, 양이원영 등 경선 단계에서 탈락한 비례의원 6명을 더불어민주연합에 보내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역구 의원들을 추가로 설득해 현역 의원 총 10명을 더불어민주연합에 보낸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도 현역 의원 8명을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로 보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양정숙 의원 입당식에서 양 의원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왼쪽은 양향자 원내대표. [연합] |
앞서 개혁신당은 새로운미래와 통합으로 김종민, 양향자, 이원욱, 조응천 의원 등 의석 4석을 확보한 뒤 보조금 지급일 하루 전 무소속 양정숙 의원의 합류로 5석을 채워 6억6654만원의 경상 보조금을 받았다. 하지만 새로운미래와 통합 11일 만에 결별하면서 김종민 의원이 탈당하자 보조금 ‘보조금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개혁신당은 보조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납하려 했지만, 선관위는 보조금 지급 이후 의석수 변동 등이 반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1대 총선을 앞두고서도 양당의 위성정당은 국고보조금을 챙겼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34억 2900만원,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미래한국당은 86억 29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선거 보조금과 경상 보조금을 합한 수치로 양당 합쳐 120억 5800만원이다.
김수영 녹색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양당이 의원 꿔주기로 대의 민주제를 비웃고 비례대표제를 망가뜨린 데 이어 정당 쪼개기로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금까지 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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