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1일까지 우선 경남서 낙동강벨트 후보 연쇄 지원
유승민, 경기 화성정 유경준 지원사격…내일 성북갑 방문
“수도권 등 여러 선거구에서 요청 이어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 |
[헤럴드경제=김진·안대용 기자] 여야 주류 계파인 친명(친이재명)·친윤(친윤석열)계와 각각 대척점에 서 있는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4·10 총선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각 정당의 선거대책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않았지만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지원유세에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친문재인계 대표주자로 꼽히는 임 전 실장은 이날 전현희 민주당 서울 중·성동갑 후보 출정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과거 임 전 실장은 성동과 성동을 선거구 시절 국회의원을 지냈는데, 중·성동갑은 ‘비명(비이재명계) 횡사’란 비판이 나왔던 이번 총선 민주당의 공천에서 임 전 실장이 컷오프(공천 배제) 된 곳이기도 하다. 임 전 실장은 탈당 예상을 깨고 당에 남아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 첫 행보로 경쟁자였던 전 후보 지원을 택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참석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후 경남 양산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두관 양산을 후보를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경남에 머무르며 격전지인 ‘낙동강벨트’ 후보들을 지원사격할 계획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경기도 동탄시 북광장에서 열리는 유경준 국민의힘 경기 화성정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한다. 유 전 의원은 올해 1월 말 “공천 신청을 하지 않는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힌 뒤 주로 강연 일정을 소화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뒀지만, 유 후보의 지원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21대 총선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되며 국회에 입성한 유 후보는 유 전 의원의 서울대 경제학과 후배이자, 같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다. 유의동·김웅 의원과 함께 여권의 유승민계 인사로 분류된다.
유 전 의원은 29일에는 서울지하철 4호선 길음역에서 이종철 국민의힘 서울 성북갑 후보와 함께 퇴근길 인사에 나선다. 이 후보는 과거 유 전 의원이 대표를 지낸 바른정당 대변인을 맡았던 인물이다. 유 전 의원은 총선 당일까지 지원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유 전 의원 측은 “수도권 등 여러 선거구에서 요청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여야 주류의 견제를 받는 ‘비주류 잠룡’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에 그들이 총선 이후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두고 선거판에 뛰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후보의 수가 늘어날수록 현 지도부에게는 사실상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선 위기론’이 번진 여권에서는 개혁보수 성향의 유 전 의원이 ‘한동훈 원톱 체제’의 한계를 넘을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분위기는 험지를 넘은 사지(死地)”라며 “유 전 의원이 단 1석이라도 승리를 이끌어 낸다면 중도확장성을 가진 카드로서 다시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의 행보에 “결국은 백의종군이 가장 이해에 맞은 선택이었다”라며 “총선 이후 당 내 선거나 지방선거 등에서 무엇이든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