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해외시장 확대전략 적중했다” 평가
교체용타이어 시장, 中점유 높아…“정면돌파 예고”
한국타이어가 후원했던 포뮬러 E 시즌9 2023 모나코 E-PRIX 대회 장면. [한국타이어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과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해 온 국내 타이어 3사가 올해 1분기에도 세 자릿수의 영업이익 신장률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고부가 타이어 시장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이날 발표한 실적을 통해 매출액 6781억원, 영업이익 4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이 지난해 1분기 대비 6.0%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 157.0% 증가하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앤컴퍼니그룹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도 지난달 30일 발표한 실적에서 매출액 2조1272억원과 영업이익 39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 영업이익은 108.8% 증가했다.
금호타이어가 앞서 유럽지역 주요딜러들을 초청해 진행한 금호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데이’ 행사에서 금호타이어 제품을 장착한 차량을 시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제공] |
금호타이어도 매출 1조445억원, 영업이익 1456억 원을 기록하면서, 최근 10년 기준 1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7.1%의 큰 폭으로 상승한 성과를 올렸다.
타이어 3사가 모두 영업이익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중동 사태의 악화, 전기차 시장 케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 성장 정체기) 돌입 등 글로벌 악재가 이어진 상황에서도 되레 각 기업 사업성은 개선된 결과를 냈다.
이에 한국타이어 측은 “조현범 회장의 선제적 R&D 투자가 성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라면서 “이를 통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아이온(iON)을 내놓고, 타이어 규격도 16~22인치까지 202개 규격으로 다원화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이 대폭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타이어의 승용차와 경트럭 타이어 매출 중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비중은 46.8%로, 전년 동기 대비 3.3%p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주요 지역별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은 중국이 62.5%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 56.5%, 북미 56.4%, 유럽 37.4% 순으로 집계됐다.
넥센타이어도 주요 시장에서 18인치 이상 타이어 비중이 35.4%에 달하면서 전년동기대비 1.7%p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도 1분기 고인치 제품 판매 비율 41.2%를 달성했다. 동시에 EV 타이어 납품 비중은 신규 차종 확대로 인해 지난해 9%에서 올해는 12%로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정부 보조금 확정 지연으로 EV 생산이 둔화하는 결과를 보였지만, 여전히 차량 생산량은 동등한 수준을 보이면서 신차용 타이어(OE) 시장에서 판매량은 동등한 수준을 유지했다”라면서 “EV 차종에 대한 OE 공급 확대로, 시장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제 타이어 3사의 관심은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통상 타이어의 교체주기는 4~5년 정도로 추정된다. 약 4~5년 전부터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만큼, 업계가 내놓은 전동화 전용 제품들이 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넥센타이어 유럽 공장 생산라인 전경. [넥센타이어 제공] |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저렴한 중국산 타이어로의 교체가 많은 것이 RE 시장의 추세이지만, 품질성 높은 제품을 늘리고 고객에게 ‘타이어 알리기’에 나선다면 시장이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실제로 교체해 주기가 온 RE 시장에서의 성패가 국산 타이어들이 앞으로 더 경쟁력 있는 성과를 낼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온을 통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유럽과 미국 공장에서의 생산량을 점차 늘리면서, 레이싱과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알리기에 나선다.
금호타이어도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이노뷔(EnnoV)’를 내보내면서 확장되는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넥센타이어는 고인치 타이어 판매를 늘리기 위한 노력에 집중한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신흥시장 점유율 확대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노력을 가할 것”이라면서 “소폭 부진했던 선진국 RE 시장에서도 실적 개선을 위해 부지런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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