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북미 매출 2배↑ 신기록 전망도
AI·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전력기기 호황
HD현대일렉트릭 울산 공장에서 일부 변압기들이 조립 단계를 거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AI 발전에서) 1년 전에는 신경망 칩 부족이 문제였다면 다음에는 전력기기 중 하나인 변압기 부족이 예측된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이 올해 북미에서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효성중공업도 올해 1분기 북미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데이터센터 설치 증가와 더불어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에 대한 교체 필요성이 커지면서 북미에서 전력기기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S일렉트릭의 북미 매출은 2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00억원)보다 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일렉트릭의 북미 매출은 30% 늘어난 2226억원을 달성했다.
HD현대일렉트릭(7281억원), LS일렉트릭(9000억원)은 지난해 북미에서 매출 신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LS일렉트릭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북미에서 연평균 9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북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1% 상승했다.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모두 올해 북미에서 1년 만에 신기록 경신을 넘어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전력기기 시장에서 1분기는 비수기로 분류되는 만큼 전력기기 업체들은 하반기 더욱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도 올해 북미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 북미에서 전력기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전력기기 3사 모두 수주잔고를 넉넉히 확보한 점은 매출 신기록 달성에 청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LS일렉트릭 부산 사업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초고압 변압기 [LS일렉트릭 제공] |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전력기기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AI 발전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전력 인프라는 부족하다.
전력기기 업체들이 북미에서 유독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는 이유는 데이터센터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 있는 80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 중 미국이 약 40%를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장기간 운영되기 위해서는 대량의 전력기기가 사전에 확보돼야 한다.
노후화된 전력기기가 많은 점도 북미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0년 기준 현지 배전 변압기의 70%가 평균 설치 수명인 25년을 초과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송전 인프라 대부분은 1950~1960년대에 건설됐다”며 “노후화된 인프라는 정전 원인이 되는 만큼 현대화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의 미국 테네시주 초고압 변압기 공장. [효성중공업 제공] |
미국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전력기기 공장들은 사실상 풀가동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은 각각 울산과 부산, 창원에서 변압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전력기기 중 상당수는 북미로 수출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초고압변압기 수출액(용량 1만㎸A 초과 기준, 2억7346만달러) 중 미국, 캐나다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9%이다.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상승세를 이어나가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 공장,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각각 272억원, 180억원을 투자해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중 하나인 배전기기의 미국 직수출을 위해 현지 유통업체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중공업은 올해까지 105억원을 투자해 창원 공장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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