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올 하반기 양산…금양 내년 6월
고객사 맞춤형 다양한 규격 개발 전망
리비안이 ‘R2’에 탑재하겠다고 밝힌 4695 배터리. [리비안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테슬라 등 세계 전기차 업체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하고 있는 지름 46㎜ 원통형 배터리(46시리즈)를 두고 업체 간 양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산업이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기)에 빠졌단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에너지밀도와 출력을 높인 원통형 배터리가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금양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46시리즈 배터리의 양산 일정을 구체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5일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680 배터리는 올 하반기 내 차질 없는 양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서 확보된 고객사 외에도 46시리즈에 대해 다수의 고객사와 공급 협의 중이며, 현재 증설 중인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가 채택을 공식화한 4680 배터리외에도 다양한 규격의 46시리즈 배터리를 양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길이 80㎜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2170(지름 21㎜, 길이 70㎜) 대비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가 개선된 제품이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20년 9월 ‘배터리 데이’에서 4680 배터리 상용화를 선언한 바 있다. 테슬라는 자체적으로 4680을 개발하는 한편, 초기부터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협력해 양산을 준비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에 2022년 말 4680 생산라인을 신설했는데, 이 라인은 일종의 ‘모델라인’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 핵심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양산 기술력을 해외 기지로도 이전하는 방식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 라인이 사실상 테슬라 전용 라인으로 보고 있다.
금양이 부산 기장군에 건설 중인 원통형 배터리 공장 전경 [금양 제공] |
금양 또한 최근 46시리즈 배터리의 양산 시점을 구체화했다. 금양은 내년 6월 4695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금양은 자사가 개발 중인 4695 배터리의 경우 테슬라의 4680보다 에너지밀도, 배터리 용량 등이 더 우수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양은 지난해 46시리즈 배터리 양산 및 원통형 배터리 기반 기술 확보를 위해 ‘이차전지 연구개발(R&D) 센터’를 준공했다. 또 부산 기장군에 2170, 4695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은 70% 수준의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 평가도 진행 중이다.
김찬중 금양 연구위원은 “현재 2170 및 4695 배터리에 대해 국내외 다수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 공급 평가 및 물량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2170 배터리는 내년 1월, 4695 배터리는 내년 6월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46파이라는 이름으로 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올해까지 양산 준비를 마친 뒤 내년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도 지난해부터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혀, 향후 46시리즈 양산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46시리즈에 주목하는 것은 테슬라를 비롯해 이 배터리 채택을 원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고 있어서다. 리비안은 지난 3월 공개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 ‘R2’에 4695 배터리를 탑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이 배터리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브랜드별로 다른 규격의 배터리를 선호하는 만큼, 지름 46㎜를 주축으로 다양한 길이의 제품을 준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jiy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