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나와 차량에 오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친윤(친윤석열)계인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교체하기로 결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 후 당직 인사의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당사자인 정 의장은 묵묵부답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범수 사무총장이 공개적으로 ‘당직자 일괄사표’ 요구를 한 것은 한 대표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실제 서 사무총장은 전날 오후 당사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자처해 “당 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에 대해서는 일괄 사퇴해 줬으면 한다는 말을 사무총장으로서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도)동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의 정책위의장 교체 결심은 윤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확고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로 회동했고, 같은 날 오후 정진석 비서실장 및 홍철호 정무수석과 한 차례 더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다음날에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던 한 대표는 오후에 당사로 출근 해 정 정책위의장을 독대했다.
한 대표와 정 전책위의장의 독대 자리에서 교체 문제가 직·간접적으로 오갔으나 정 정책위의장은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정책위의장은 한 대표를 만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어지는 질문에 ‘노 코멘트’로 일관했다.
한 대표가 취임 후 첫 만찬을 한지 6일 만에 추가로 윤 대통령과 독대에 가까운 회동을 한 배경에는 정 정책위의장의 ‘자진사퇴 길 터주기’를 위한 정지작업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윤계 정책위의장을 교체하면서 고조될 당내, 당정 갈등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사전에 충분한 ‘소통’이 있었음을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한 대표 입장에서도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정 정책위의장을 무리하게 끌어내리는 듯한 인상을 줄 경우 원내 주류인 친윤계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당정 관계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nic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