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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추석 직후 美 금리결정, 정부·한은 모든 시나리오 대비를

이번 달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지만 얼마만큼이 될지를 두고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일자리는 늘었지만 증가폭은 둔화한 미국의 8월 고용 보고서에 대해 해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싣느냐에 따라 인하폭이 달라질 수 있다. 불확실성은 심화됐는데, 미 연준은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통화정책 관련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갔다. 게다가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한국 시간으로는 추석 연휴 다음날인 19일 새벽 금리를 발표한다. 사흘간 휴장 끝에 맞는 미 금리결정이 우리 증시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국민과 투자자들의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

연준이 FOMC에서 현행 5.25~5.50%인 기준금리를 ‘빅컷’인 0.5%포인트(p)만큼 내릴지, ‘베이비컷’인 0.25%p만 인하할지 시장 전망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지난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베이비컷과 빅컷 전망이 70%대 30%였다. 지난 5일까지만 해도 59%대 41% 수준이었으며 6일 8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빅컷 전망이 59%까지 치솟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4만2000개 증가해 16만개 가량 늘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고용 증가폭은 5개월 연속 내림세다.

미국 경기 우려가 심화되면 연준은 빅컷 압박을 받게 된다. 금리를 큰 폭으로 내려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시장 요구 때문이다. 그러나 섣부른 빅컷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수 있을 분 아니라 자칫 연준이 경기 침체를 시인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리서치회사 TS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0.5%p 금리인하 시 경기 침체에 대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리 전망이 여전히 흐릿한 상태라고 평가했고, 블룸버그통신도 연준 인사들이 FOMC에서 인하폭을 두고 뜨거운 논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올해 10·11월 두 차례 예정됐다. 연준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선 유럽, 영국, 캐나다, 중국 등 세계 추세 뿐 아니라 내수진작의 시급성을 고려할 때 우리도 금리인하를 서둘러야 한다. 문제는 집값과 가계빚이다. 정부가 10월 금통위 이전에 부동산·가계부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여줘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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