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전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 김민재가 경기 하루 전인 9일 오후(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 시티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월드컵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에서 야유하는 팬들에게 항의한 데 대해 사과했다.
김민재는 9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이 열리는 오만 무스카트의 시티 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해 "관중석에 가서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렇게 말한 것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 이후에 한 행동에 대해서는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때 붉은악마는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이 경기 중계 화면에 잡힐 때마다 야유를 쏟아냈다. "우~"하는 야유와 함께 북소리에 맞춰 "정몽규 나가"라는 구호도 나왔다.
경기 직후 김민재는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고 팬들에게 다가가 굳은 표정으로 양손을 들어 "자제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김민재는 또 경기 종료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할 때 다른 선수들과 달리 혼자서만 인사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도 "전혀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냥 선수들을 응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면서도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심각하게 받아들일 분은 그러면 된다”라고 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민재를 향한 비난이 줄 이었다. "야유도 선수가 감당해야 할 문제" "소속 팀에서 비판받을 땐 한마디도 안 하더니 한국 팬들이 만만한가" 등 내용이다. 일부 팬들은 김민재 소셜미디어에 몰려가 비난을 이었다.
나흘 뒤인 9일 홍 감독과 나란히 기자회견석에 앉은 김민재는 "(사건 이후) 내 멘털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앞으로 팬분들이랑 어떻게 관계를 가져가야 할지 생각할 계기가 된 것 같다. 서포터분들이 앞으로 야유를 안 하기로 결정했다는 기사를 봤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내 행동들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민재는 또 홍 감독에 대해선 "한국에서 가장 잘하셨고, 대표팀에서도 오랜 경험이 있는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다. 내게 부족한 부분을 바로 피드백하고 조언해 주실 수 있다"면서 "감독님 말씀을 잘 생각해서 경기장에서 해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재는 "대표팀 경기는 준비할 시간이 많이 없다. 짧은 시간 안에 감독님이 선발로 세운 선수들, 소집된 선수들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누구와 뛰던 빠르게 호흡을 잘 맞추고 소통해서 경기장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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