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트럼프 수혜주’ 상승세
국내증시도 원전·에너지주 강세
글로벌 금융투자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연관 자산 강세 현상)’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가상자산 비트코인 가격은 1억원 선을 넘어 역대 최고치에 육박했다. 여기에 미국과 국내 증시 내 각종 트럼프 수혜주가 초강세다. ▶관련기사 3·20면
30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8시 30분 현재 1억126만원에 거래됐다. 하루 만에 약 4%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 선을 넘어선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11일(1억54만1000원)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억200만원 선을 넘어서면서 지난 3월 14일 기록한 업비트 기준 최고가 1억500만원에 가장 가까이 근접하기도 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에서도 같은 시각 비트코인 가격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3월 이후 약 7개월 만에 7만3000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금융시장에선 반감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등 각종 호재에도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세를 보인 가장 큰 요인으로 ‘트럼프 트레이드’를 꼽는다.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는 발언과 더불어 가상자산에 대한 강력 규제로 비판받은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심이 베팅 중인 셈이다.
주식시장에서도 ‘트럼프 트레이드’에 올라 타려는 투자자들의 발빠른 움직임이 포착된다.
미 뉴욕증시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럼프미디어앤테크놀로지(TMTG)’ 그룹의 주가가 최근 1개월 간 220.54%(16.07→51.51달러)나 치솟았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 공약에 부합하는 제조업·인프라·원자재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각종 규제 철폐로 인해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헬스케어주를 비롯해 방산·에너지주도 대표적인 트럼프 관련주로 꼽힌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시장 전략가는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베팅하고 있단 신호”라며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해 규제가 사라질 섹터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내 증시에서도 최근 1주간(22~29일) ‘큰손’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트럼프 베팅’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순매수액 상위 종목 명단에 원전(2위 두산에너빌리티), 에너지인프라(3위 HD현대일렉트릭, 6위 한국전력), 방산(5위 한국항공우주), 금융(9위 삼성생명) 관련주가 이름을 올리면서다.
이 밖에도 달러, 채권금리, 금값도 덩달아 뛰는 분위기다. 29일(현지시간) 개장 시점 기준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5.9bp(1bp=0.01%포인트) 오른 4.337%를 기록했고, 달러지수도 전장보다 0.27포인트 높은 104.60을 나타냈다.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값도 29일(현지시간) 미 뉴욕선물거래소에서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781.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11월 미 대선 이후에도 한동안 금융투자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데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웅 iM증권 연구원은 “선거 전후 정책 영향이 다르단 지적도 있지만, 어차피 ‘대선 프라이싱’은 선거 전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선거 이전까지의 트럼프 수혜·피해주에 대한 판단은 시장 컨센서스를 수용하는 ‘케인스적 방식’이 올바른 접근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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