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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리스크’에 車·鐵·2차전지株 흔들
10월들어 美대선 트럼프 우세 흐름
‘관세·보조금 철폐’ 정책리스크 커져
한국경제 주요섹터 직격탄 가능성 ↑

닷새 앞으로 다가 온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코스피 주요 대형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관세 인상’과 ‘보조금 축소’란 정책 리스크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인 자동차, 철강, 2차전지 등 한국 경제 주력 섹터의 대표주 주가 변동성이 극대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자동차, 철강, 2차전지 대표주의 주가 흐름은 10월 들어 한풀 꺾인 모양새가 뚜렷한 상황이다.

29일 종가 기준 자동차 섹터 대표주 현대차, 기아의 이달 수익률은 각각 -8.2%, -6.21%에 그쳤다. 철강 섹터에서도 포스코홀딩스, 현대제철의 같은 기간 수익률이 각각 -10%, -7.89%로 뚜렷한 약세를 보였고, 2차전지 섹터에서도 LG화학(-10.66%), 삼성SDI(-9.11%), LG에너지솔루션(-1.33%) 등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업황 둔화 전망이 자동차주에 대한 투심 약화를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철강주의 경우엔 건설 경기 회복 지연과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발(發) 가격 하락세 등에 따른 3분기 ‘어닝 쇼크’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고, 2차전지주는 여전히 바닥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주원료 리튬 가격 문제로 이익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이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 중이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10월 들어 자동차·철강·2차전지 섹터가 공통적으로 맞닥뜨린 난관으로는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가 꼽힌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탄생할 경우 ‘관세 인상’을 통한 미 무역적자 해소 움직임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단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한국은 자동차, 철강 섹터에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단 분석도 오래 전부터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에 처한 철강 업계는 보편 관세가 도입되면 수출 비용 증가, 가격 경쟁력 약화로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2차전지 섹터의 경우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 공제에 대해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 폐지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는 경고도 있다.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질 경우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완성차주는 물론, 배터리 생산 원료를 공급하는 2차전지주의 타격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10월 들어 미 대선판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관 투자자 등을 중심으로 미 정책 리스크의 영향을 받는 섹터에 대한 투자를 미루는 경향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리스크’에 따른 투심 약화에 덧붙여 4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자동차, 철강, 2차전지주의 단기 주가 전망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미국 시장의 비수기 진입과 더불어 기타 신흥 시장의 부진도 전망된다”고 짚었고,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등 주요 경쟁사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현대차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를 하락시킨 측면도 있다”고 평했다.

단기적 전망과 달리, 내년 이후 중장기적 투자 전망의 경우엔 종목별 펀더멘털을 고려해 주가 흐름이 차별화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차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평가는 후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이익 체력을 감안할 때 2026년까지 약 15조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글로벌 협업 확대와 구도 재편 과정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위상 강화가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봤다. .

2차전지주의 반등 모멘텀은 ‘테슬라’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후 어닝콜에서 내년도 전기차 판매량 증가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캐즘(Chasm)’ 등 역성장 우려를 덜었단 게 긍정적 재료란 것이다.

트럼프발(發) 정책 리스크에도 유럽연합(EU)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하에 따른 전기차 판매 증가 기대가 배터리 수요 증가로 자연스레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철강주에 대해선 좀 더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단 의견이 나온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직후 중국 철광석과 철강 가격이 단기간에 상향 조정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중국 철강 시장의 ‘바닥’이 확인될 경우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대제철에 대해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수 건설 업황 개선을 통한 철근 수요의 회복과 중국 부동산 부양책과 철강 감산 정책에 따른 저가 수입 물량 축소”가 실적 및 주가 개선의 선제 조건이라고 꼬집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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